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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원 세리머니 K리그 신흥 라이벌전의 서막

money.j-nest 2025. 3. 30. 22:53

2025년 3월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대구FC의 K리그 맞대결은 경기 종료 직전, 그야말로 드라마 같은 결말로 팬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았습니다. 바로, 정승원의 동점골과 역주행 세리머니 때문입니다.

서울은 대구에게 1-2로 끌려가던 경기 종료 직전, 정승원의 감각적인 발리슛으로 극적인 2-2 동점골을 만들었습니다. 이어진 3분 뒤, 문선민의 역전 결승골까지 정승원이 어시스트하며 3-2 완전 역전승의 중심에 섰습니다.

이 승리로 FC서울은 5경기 무패(3승 2무)를 기록하며 K리그 순위 2위로 도약했습니다.

정승원은 골을 넣자마자 그라운드 반대편에 위치한 대구 원정석으로 달려가 오른쪽 귀에 손을 대는 세리머니를 선보였습니다. 이 장면은 많은 팬들에게 과거 프리미어리그에서 큰 논란을 불렀던 아데바요르(Emmanuel Adebayor)의 세리머니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정승원의 이번 세리머니 역시 전 소속팀 팬들을 자극하는 듯한 제스처였고, 대구 팬들은 즉각 반응했습니다. 대구 선수들과 서울 선수 간 몸싸움 직전의 충돌 상황까지 연출되며 경기장 분위기는 일순간 달아올랐습니다.

정승원은 2016년 대구에서 데뷔해 큰 기대를 받았지만 2021년 계약 갈등, 방역 수칙 위반, 강제 출전 논란 등 잇따른 구설로 대구 팬들과 불편한 관계를 남긴 채 2022년 수원 삼성으로 이적했습니다.

이후 수원FC를 거쳐 2025년 시즌 FC서울 유니폼을 입었고, 이날 경기에선 공을 잡을 때마다 대구 팬들의 거센 야유를 받았습니다. 정승원은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골 세리머니로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하지만 정승원은 인터뷰에서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안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팬들에게 제가 이렇게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의미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은 최근 수원 삼성, 인천 유나이티드의 2부 강등으로 기존 라이벌전 구도가 약화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대구와 서울 간 새로운 라이벌 구도 형성 가능성을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오는 5월 18일 대구 홈경기에서 열릴 리턴 매치는 더욱 치열하고 감정적인 경기가 될 전망입니다.

정승원은 “그런 것(리턴매치)은 신경 안 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의연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정승원의 세리머니는 단순한 골 퍼포먼스를 넘어서, K리그의 새로운 감정선과 긴장감을 불러온 사건이었습니다. 아데바요르와 같은 상징적인 장면과 비교되는 만큼 그 여운은 길게 이어질 것입니다.

프로는 실력으로 말해야 하지만, 때로는 감정의 서사도 축구의 큰 재미이자 에너지입니다. 다음 서울-대구전은 이제 단순한 리그 한 경기가 아닌 K리그의 신흥 라이벌전이 될지도 모릅니다.